클래식 음악 -실내악- 3) 낭만주의 실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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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 -실내악- 3) 낭만주의 실내악

by auftakt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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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의 진수로 여겨지던 고전 시대 현악 4중주의 황금기는 하이든에서 꽃을 피워 베토벤에서 정점을 이루다가 낭만주의 시대로 가면서 서서히 조락의 길을 가게 됩니다. 물론 낭만주의 작곡가들도 뛰어난 현악 4중주곡을 많이 남겼습니다. 슈베르트와 슈만, 멘델스존과 브람스, 드보르자크, 프랑크로 이어지는 고전적 성향을 지닌 작곡가들은 낭만적인 정신을 추구하면서도 고전주의가 내건 음악적 이상을 버리지 않고 계승하였던 것입니다. 이들은 고전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형식을 유지하면서 독특한 화성 구조와 생동감 있는 리듬을 통해 낭만적인 정신을 불어넣으며 음악적인 색채감을 더하였습니다. 그러나 실내악은 낭만적 감정의 분출이나 문학적 상념, 연주가의 현란한 기교를 과시하기에는 적절한 매체가 아니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실내악

슈베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현악 4중주곡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15편에 이르는 현악 4중주곡을 통해 슈베르트는 처음에는 가정용 음악을 쓰다가 점차 전문 연주자들을 위해서 주옥같은 작품을 쓰게 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은 <로자문데 4중주곡>으로 불리는 13번 a단조와 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로, 점점 자유롭고 시적인 표현을 확대하면서 마치 작은 오케스트라와도 같은 화려한 음향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슈베르트의 초기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가곡 <송어>의 변주곡을 포함하는 피아노 5중주곡<송어>일 것입니다. 낭만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든 악기의 제왕으로 군림한 피아노는 이제 실내악에서 빠질 수 없는 악기가 되었고 현악 4중주와 결합하여 가장 울림이 풍부하고 화려한 실내악 작품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피아노 5중주 <송어>는 특이하게도 다섯 악장으로 구성하였을 뿐 아니라 동명의 가곡 선율을 주제로 사용하여 변주시키고 있는 점, 그리고 악기 편성에서 바이올린 한 개를 빼고 대신 콘트라베이스를 추가하여 색다른 음향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예입니다.

슈만과 멘델스존의 실내악

멘델스존이 출판한 실내악 중 그의 교향곡이나 바이올린 협주곡만큼 흥미를 끄는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1825년 작곡한 8중주곡은 현악만을 위한 것으로써 현악 4중주를 두 배로 늘린 편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곡의 구성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선율의 굴곡과 화려한 색채,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있어 낭만주의 실내악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멘델스존과 함께 고전적 낭만주의자로 간주되는 슈만의 실내악 작품은 1842년에 집중적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슈만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동시에 써 내려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어떤 한 장르의 음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클라라와의 사랑에 시련을 겪었을 때는 피아노 음악에, 결혼한 해(1841년)에는 가곡에, 그리고 이듬해에는 교향곡에 집중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슈만이 가장 좋아하는 조성인 Eb으로 작곡된 피아노 5중주곡와 4중주곡은 이 분야의 최고 작품들로 손꼽히며 피아노 음악을 좋아한 슈만의 면모를 전해주듯 피아노를 중심적인 위치에 두면서도 각각의 현악기가 균형을 이루고 낭만적인 감정으로 넘쳐있습니다.

브람스의 실내악

브람스는 19세기 실내악 작곡가 중의 거인이며 교향곡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에서도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자입니다. 모두 24곡에 달하는 그의 제작량도 놀랍지만, 그 속에는 적어도 대여섯의 최상급 걸작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죽음 이후 브람스가 등장하기까지 26년간은 일종의 '침묵의 시기'로서 현악 4중주 작품이 뜸해진다. 그러나 1870년대에 들어서면서 19세기 후반 세기를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낭만주의 실내악의 정점에 서 있는 브람스의 등장으로 현악 4중주는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그의 첫 출판은 피아노 3중주 B장조인데, 이 작품은 1891년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판됩니다. 두 개의 현악 6중주와 피아노 4중주로 독창적인 음향을 전개한 브람스는 피아노 5중주곡 f단조에서 완숙기로 진입합니다. 브람스는 말년에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클라리넷이 들어간 실내악 문헌에서 최고의 걸작인 클라리넷 5중주 b단조를 탄생시킵니다. 이 외에도 브람스의 실내악에서 애호 받는 작품들은 2중주 소나타들로서, 세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두 개의 첼로 소나타, 클라리넷 소나타 등이 있습니다.

독일 이외의 나라들

바로크 시대 이후로 독일은 음악 전반에서 우위를 차지하였으며 이것은 실내악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으로 가면서 독일의 음악이 점차 다른 나라의 민속음악과 결합되면서 실내악에도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를 울렸다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4중주곡 1번(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과 드보르자크의 <아메리카> 4중주곡, 스메타나의 4중주곡 <나의 생애에서>, 그리그와 야나체크, 보로딘의 작품들은 민속음악의 특색을 서구 음악과 접목시켜서 현악 4중주의 새로운 감성을 창조했습니다.

근대 프랑스 실내악의 창시자인 세자르 프랑크는 비교적 긴 생애를 통하여 한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피아노 5중주곡 f단조, 현악 4중주곡 D장조 등 소수의 실내악곡을 썼습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도 걸출한 4중주는 만년에 작곡했지만 프랑크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 역시 현악 4중주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그러나 프랑스 실내악의 대표작은 역시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입니다. 이 곡은 65세에 작곡되었으며 대중들로 하여금 프랑크의 존재를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실내악곡들로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6중주 <피렌체의 회상>, 라흐마니노프의 <슬픔의 3중주>, 아렌스키의 피아노 3중주곡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과 포레, 생상스 등 프랑스 작가들을 기억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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