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오페라- 2) 오페라의 배역
본문 바로가기
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 -오페라- 2) 오페라의 배역

by auftakt 2023. 4. 28.
반응형

오페라의 배역은 성악가의 음높이와 목소리의 성격에 따라 결정됩니다. 음높이, 즉 음역은 성악의 기본 성부인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구분을 따릅니다. 좀 더 세분해서 소프라노와 알토 사이에 메조소프라노, 그리고 테너와 베이스 사이에 바리톤을 첨가하여 구분하기도 합니다. 물론 오페라에서 순전히 목소리의 성격만 가지고 역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지체 높은 남자 주인공은 거의 언제나 테너가, 여자 주인공은 소프라노가 맡았고 알토나 베이스는 하녀나 신하같이 낮은 신분의 역을 맡았습니다.

소프라노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크게 나누어 고난도의 기교를 매우 높은 음역에서도 구사할 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soprano coloratura), 가벼운 목소리로 재치가 뛰어난 조역에 잘 어울리는 레지에로 소프라노(soprano leggiero), 밝지만 부드러운 레가토를 구사할 수 있어 우아한 역할에 어울리는 서정적 소프라노인 리릭 소프라노(soprano lyrico), 목소리에 힘이 있으며 음량도 크고 뛰어난 표현력을 통해 강렬한 극적 배역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드라마틱 소프라노(soprano dramatico)로 나눌 수 있습니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보통의 소프라노보다 높은 음역을 내며 기교적인 테크닉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낭만주의 오페라의 화려한 여주인공의 역할에 어울립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가 부르는 아리아 '항상 자유롭게(Sempre libera...)',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Die Zauberflote)에서 밤의 여왕이 부르는 아리아(Der Ho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등은 모두 섬세한 기교를 요구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배역입니다.

 

반면 소프라노 레지에로는 가볍고 재치있는 조역을 맡는데, <박쥐>(Die Fledermaus)의 아델레(Adele)와 <여자란 다 그런 것>(Cose fan tutte)의 데스피나(Despina)가 그 대표적인 배역입니다.

 

리릭 소프라노는 떠난 사랑에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비 부인>(Madama Butterfly)의 초초상이나 <라 보엠>(La Boheme)의 미미, <오텔로>(Otello)의 데스데모나 같이 가련한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적당한 목소리입니다.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운명의 희생양이 되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극적인 상황을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며 사건의 중추에 서 있는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적을 살해할 만큼 용감한 토스카, 남편을 사주하여 왕까지 제거하는 맥베스 부인, 여사제로서 민중을 인도하는 노르마처럼 강한 성격을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뚫고 나오는 힘 있는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은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몫입니다.

메조소프라노, 알토

메조소프라노는 소프라노보다는 낮고 알토보다는 높은 음역의 성악가입니다. 대부분 여성의 목소리는 메조의 영역에 속하여 듣는 사람이 신기한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메조소프라노로 성공하려면 소리의 질과 음악성이 매우 뛰어나야 합니다. 따라서 메조소프라노가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비제의 <카르멘>에서 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를 여주인공으로 한 드문 예 중의 하나입니다.

알토는 소프라노처럼 섬세하고 화려한 맛은 없지만 정감 있고 서정적이기 때문에 비애감을 표현하거나 종교적이고 정적인 느낌의 음악들에 적합합니다. 그래서 오페라에서는 젊은 여주인공보다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부인이나 하녀 등 조역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테너

테너는 소프라노와 마찬가지로 목소리의 특성에 따라 로부스토 테너(tenor robusto), 리릭 테너(tenor lyrico), 드라마틱 테너(tenor dramatico), 레지에로 테너(tenor leggiero), 헬덴 테너(tenor Helden)등으로 분류됩니다.

로부스터 테너는 고음역에서도 힘있게 노래하는 테너로 대부분의 젊은 테너들이 이 역할을 동경합니다. 로부스토는 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배역을 말하며, 헬덴 테너는 드라마틱 테너와 비슷한 성격의 테너이지만 바그너와 같은 독일 오페라의 배역에 해당합니다. 특히 헬덴 테너는 종종 "아일랜드 테너"라고도 하는데, 온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상한 성격을 잘 표현해내며, 리릭 소프라노의 상대역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지에로 테너도 레지에로 소프라노와 같은 성격을 갖습니다.

바리톤, 베이스

바리톤은 테너와 베이스 사이의 성부로 여성에게 있어 메조소프라노와 마찬가지로 남성에게 가장 편안한 음역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테너처럼 화려하게 높은음을 내면서 묘기에 가까운 테크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충실한 작품해석과 숙련된 음 처리를 통해 청중들과 교감합니다. 오페라에서 바리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역할은 아니지만 주로 음악적 수준이 높은 무게 있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베이스는 남성의 가장 낮은 성부를 말합니다. 베이스 성부도 더 세분될 수 있는데, 서정적 스타일로 노래하는 베이스는 바소 콘탄테(Basso contante)라고 하며 희극적 역할은 바소 부포(Basso buffo)라 부릅니다. 또한 베이스와 바리톤의 음역을 넘나드는 성악가는 베이스 바리톤이라고 부릅니다.

카운터테너

카운터테너(countertenor)는 한 마디로 남성 알토입니다. 주로 팔세토(falsetto), 즉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가성을 사용하여 남성으로서는 매우 높은 여성의 음역에 해당하는 음을 내는 것으로 16세기와 17세기 교회에서 여성이 노래하는 것을 금지하였기 때문에 여성의 고음을 남성이 내기 위해 교회음악에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카스트라토

카스트라토(castrato)는 어린 남자아이들의 소프라노나 알토 음역의 목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사춘기 이전에 거세한 남자 성악가를 일컫습니다. 카스트라토는 소년의 가늘고 높은 소리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폐는 성인의 것이기 때문에 소리가 매우 힘 있고 남성과 여성의 음역을 모두 소화할 뿐 아니라 그 특이한 음색이 미묘한 음악적 효과를 창출하여 화려한 오페라의 주인공으로서 바로크 말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당시엔 일단 카스트라토로 성공하면 막대한 부와 영광이 보장되기 때문에 고아들이나 가난한 집안의 소년들이 훗날의 영화를 위해 거세당하고 카스트라토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과장된 장식으로 일관하는 그들이 노래에 사람들이 싫증을 느끼면서 카스트라토의 인기가 사라지게 되었고, 19세기에 법적으로 카스트라토를 금지하면서 당시에 작곡된 오페라에서 카스트라토가 담당했던 역할은 오늘날 여성 가수가 맡거나 가성을 사용하는 카운터테너가 대신합니다.

 

2023.04.28 - [클래식 음악] - 클래식 음악 -오페라- 1) 오페라의 구성 요소

 

클래식 음악 -오페라- 1) 오페라의 구성 요소

오페라는 한 마디로 음악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극은 대사를 말로 하지만 오페라는 노래로 하고 오케스트라가 이 노래를 반주합니다. 오페라(opera)는 작품이란 뜻의 라틴

auftakt.co.kr

2023.04.29 - [클래식 음악] - 클래식 음악 -오페라- 3) 바로크 오페라

 

클래식 음악 -오페라- 3) 바로크 오페라

오페라가 처음 태어난 곳은 1597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바르디(Giovanni Bardi) 백작의 궁정이었습니다. 당시 바르디의 집에서는 시인과 학자, 작곡가, 성악가 등 지식인들이 모여 그리스 비극을 당시

auftakt.co.kr

2023.04.29 - [클래식 음악] - 클래식 음악 -오페라- 4) 18세기 오페라

 

클래식 음악 -오페라- 4) 18세기 오페라

18세기, 평민이나 귀족의 구분 없이 공공 오페라 극장에서 다 함께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서로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오페라를 관람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auftakt.co.kr

2023.04.29 - [클래식 음악] - 클래식 음악 -오페라- 5) 낭만주의 오페라 -1

 

클래식 음악 -오페라- 5) 낭만주의 오페라 -1

낭만주의 오페라에 대하여 크게 이탈리아 오페라, 프랑스 오페라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각국의 위대한 작곡가들은 각자의 특성대로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오페라를 꽃피웠습니다. 이탈리아

auftakt.co.kr

2023.04.30 - [클래식 음악] - 클래식 음악 -오페라- 6) 낭만주의 오페라 -2

 

클래식 음악 -오페라- 6) 낭만주의 오페라 -2

이번에는 독일의 오페라와 민족주의 오페라로 대변되는 러시아의 오페라를 알아보겠습니다.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처럼 전통이 있진 않지만 위대한 작곡가들의 아름다운 작품이 많이 있

auftakt.co.kr

 

반응형

댓글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