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오페라- 4) 18세기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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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 -오페라- 4) 18세기 오페라

by auftakt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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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평민이나 귀족의 구분 없이 공공 오페라 극장에서 다 함께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서로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오페라를 관람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와 '오페라 부파(opera buffa)' 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오페라 세리아

오페라 세리아란 '진지한 오페라'라는 뜻입니다. 이 오페라는 대부분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소재는 고대의 역사나 전설에서 가지고 왔고 극의 구성이 매우 상투적이었습니다. 대신 음악은 매우 장중한데, 합창이나 중창은 드물고 아리아가 가장 중요한 음악적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페라 세리아의 전체적인 틀은 규격화되어 있는데, 아리아의 형식도 다 카포 아리아(da capo aria)로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 다 카포 아리아는 A부분이 나오고 B로 진행된 다음에 처음, 즉 A로 되돌아가라는 다 카포의 지시에 따라 처음 부분을 반복하는 형식입니다.

그러나 오페라 세리아는 이렇게 뻔한 구성 때문에 그 예술성은 나날이 퇴보할 수밖에 없었고, 훗날 글루크(Christoph Willibald Gluck, 1714~1787)의 오페라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모든 오페라 세리아가 개혁의 대상이 될 만큼 예술적 가치가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메타스타시오(Pietro Metastasio, 1698~1782)같은 천재적인 대본 작가의 등장으로 오페라 세리아의 예술적인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그가 모차르트와 함께 만들어 낸 <황제 티투스의 자비>(Clemenza di Tito)는 오페라 세리아 중 수준 높은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오페라 부파

오페라 부파란 '어릿광대의 오페라'라는 뜻으로 오페라 세리아와 대조되는 성격의 희극 오페라입니다. 17세기 중엽부터 진지하고, 그래서 때로 지루했던 오페라 세리아의 막간을 이용해서 짧은 희극이나 희극 오페라가 상연되는 관습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오페라 부파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의 유명한 오페라 부파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도 원래는 오페라 세리아에 삽입된 막간극(intermezzo)이었습니다.

 

오페라 부파의 특징은 황당한 상황 설정과 한바탕의 소동, 우스꽝스러운 대화, 어릿광대의 익살스러운 몸짓, 그리고 쉽게 기억될 수 있는 대중적인 선율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페라 세리아에서는 아리아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오페라 부파는 막이 끝날 때마다 모든 등장인물이 등장해서 함께 부르는 신나고 재미있는 중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도 차이가 있는데, 오페라 세리아에는 주로 신화 속의 신이나 영웅이 등장한다면 오페라 부파에는 보다 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는 꾀 많고 뻔뻔스러운 이발사 피가로가 등장하여 바람둥이 주인 알마비바 백작을 한바탕 골려주는 이야기이며, 루소가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한 <마을의 점장이>(Le devin du village)는 양치는 처녀와 총각, 그리고 마술사가 등장하여 밀고 당기는 사랑싸움 이야기이고, 치마로사(Domenico Cimarosa, 1749~1801)의 <비밀 결혼>(Il Matimonio Segreto)은 돈 많고 인색한 아버지를 속이고 결혼하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부파는 오페라 세리아와 달리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무대장치도 비교적 간단했기 때문에 작은 극장에서 쉽게 공연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순회 극단의 형식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오페라 부파의 순회 공연은 이탈리아 안으로 제한되지 않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까지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오페라 부파는 큰 인기를 거두었고 각 나라에서도 오페라 부파처럼 대중적이고 희극적인 오페라가 탄생하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영국의 발라드 오페라(ballad opera), 독일의 징슈필(Singspiel),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opera comique)가 그러한 예입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오페라 부파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는 역시 모차르트입니다. 물론 모차르트는 오페라 세리아에서도 뛰어난 걸작을 남겼을 뿐 아니라, 그 당시까지만 해도 천대받던 징슈필에서도 <마술 피리>와 같은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작곡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몬테베르디 이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평가되는 것은 그가 남긴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덕분입니다.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는 그가 작곡한 대표적인 명작 오페라 부파입니다. 유쾌한 음악이지만 결코 가볍게 흐르지 않는 이 작품들에서는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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