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관현악곡- 5) 관현악 모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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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 -관현악곡- 5) 관현악 모음곡

by auftakt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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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관현악으로 번역되는 오케스트라(orchestra)는 가장 규모가 큰 기악합주로서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볼 수 있지만 본래 의미에서의 관현악은 17세기 이후의 유럽 음악에서 발생하고 발전했습니다. 대개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로 구성된 앙상블은 오케스트라라고 하고 관악기로만 구성된 기악 앙상블은 밴드(band)라고 합니다. 관현악곡은 기악 작품 중에서도 가장 강한 표현력과 폭넓은 음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곡가들은 자신의 악상이 독주나 소규모 앙상블로는 표현의 한계가 있다고 느낄 때 관현악곡을 선택하게 됩니다. 즉 악상의 규모가 방대하거나 여러 가지 색채의 음이 필요하거나 중후하고 강약의 폭이 큰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관현악곡은 그것을 담아내는 가장 적절한 그릇이 됩니다.

세레나데

바로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모음곡 형식이 차츰 위축되어 고전주의 시대에 와서는 다양한 춤곡을 엮은 모음곡 형식은 거의 사라지고 세레나데와 디베르티멘토, 고전주의 소나타의 미뉴에트 악장 등에서만이 옛날 바로크 모음곡의 형식을 전하게 됩니다.

흔히 '세레나데'라고 하면 연인의 창가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러한 성악곡의 의미 외에 오랫동안 관현악을 위한 일종의 모음곡을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또는 귀족에 대한 인사의 의미가 강한 세레나데는 18세기 중엽에 발달하면서 현악기나 관악기, 또는 현악기와 관악기의 혼합 앙상블의 형태를 가지는 가벼운 분위기의 음악이 되었습니다. 세레나데는 정해진 형식은 없었지만 대개 행진곡풍의 음악으로 시작하고 끝을 밎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베르티멘토

모차르트는 1770년대와 1780년대 초반 자기 친구들과 후원자들의 결혼식이나 생일 축하 파티를 위해서 다수의 세레나데와 디베르티멘토(divertiminto)들을 작곡했습니다. 디베르티멘토는 세레나데와 유사한 다악장의 합주 음악으로 미뉴에트와 행진곡, 여러 개의 춤곡을 포함하였습니다. 이 음악들은 주로 밤에 가든파티 등 야외에서 연주되었습니다. 단지 배경음악에 불과했지만 모차르트는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고 이 중에는 유명한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Eine Kleine Nacht Musik, K.525)와 <하프너 세레나데>(K.250), 디베르티멘토 <음악의 농담>(K.522) 등이 있습니다.

낭만주의 모음곡

바로크 시대의 춤 모음곡 형태에서 고전주의 시대의 세레나데를 거쳐 낭만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모음곡의 형태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주로 문학 작품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오페라와 연극 음악, 춤곡 등에 집중됩니다. 낭만주의 모음곡 중 유명한 작품들로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비제의 <아를의 여인>, <카르멘 모음곡>, 포레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마스크와 베르가마스크>,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모음곡의 전통은 춤에서 출발했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서 그 본질은 사라지고 다양한 표제음악으로 변모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수음악

세레나데가 음악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보다는 귀족의 정원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면 연극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만들어진 부수음악(incidental music) 역시 효과음향 또는 '실용음악'으로 분류해야 할 것입니다. 부수음악은 연극에 수반하는 음악으로서 연극음악, 극장음악, 무대음악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연극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부수음악의 역사도 오래됐고 헨리 퍼셀의 세미 오페라나 20세기 뮤지컬 코미디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으나 음악사적 의미에서 부수음악의 출현은 르네상스 시대로 보아야 합니다. 특별히 부수음악 중에서 가장 풍부한 레퍼토리는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희비극에 붙여진 수많은 음악일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연극을 위해 음악이 필요했습니다. 그의 극본에는 어느 장면에서 어떤 음악을 써야 한다는 구체적인 지시들이 들어있습니다. 가령 사랑의 노래나 전원의 노래, 장례식 또는 연회나 행진, 전쟁 장면에 적절한 음악을 넣을 것을 원했던 것입니다. 19세기에는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음악을 연극 무대에서보다 일반 음악회에서 더 자주 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자주 연주되는 '축혼 행진곡'이 멘델스존의 부수음악 <한여름 밤의 꿈>의 일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곡은 극 중에서 두 쌍의 연인이 결혼식을 올리는 제5막에의 간주곡이자 결혼행진곡으로 작곡된 곡입니다. 연주회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부수음악들로는 괴테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베토벤의 <에그몬트>,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포레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등이 손꼽힙니다. 근대로 오면 이 부수음악의 전통은 영화음악과 TV 드라마의 배경 음악 등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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